2014년 2월 21일 금요일

[로봇 의수] Inmoov 로봇 손을 만들었습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사례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Robohand일겁니다.

Makerbot의 Replicator 2 를 이용해 맞춤형 의수를 만든 뒤, 손가락이 없는 아이에게 선물한 프로젝트입니다.

신기한 것은 이 프로젝트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사는 목수인 Richard Van과 미국 시애틀의 전문 디자이너 Ivan Owen에 의해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 둘이 서로 만나지도 않고 의수를 개발한 것이죠. 이는 3D 프린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영상을 참고하시죠.


이 외에도 남수단에서 진행된 의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이처럼 3D 프린터는 맞춤현 제품을 만드는데 매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런 의수 프로젝트들을 보며, 저도 의수를 만들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Thingiverse를 검색하다, 서보모터를 이용한 의수 설계를 찾았습니다.



저는 이 손이 매우 맘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 글에 딸린 링크를 통해 찾아보자, 이 손은 Inmoov라는 3D 프린터로 제작 가능한 오픈소스 휴머노이드 로봇 프로젝트의 일환이었습니다.

Inmoov 공식 웹사이트: http://www.inmoov.fr/ (프랑스 사이트라 속도가 좀 느립니다.)
               공식 블로그: http://inmoov.blogspot.com/


이걸 보자마자 '아! 립모션으로 손 동작을 인식해서 따라하게 만들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이미 누가 했더군요.


(인터넷이 사람 기죽이는데는 최곱니다. 뭔가 하려고 해도 다른사람이 안 한게 없어요 ㅋㅋ)

그래서 그냥 장갑에 휘어짐 센서를 붙여서 따라하는 정도로 해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목표를 잡고, 지난 방합구터 조금씩 로봇 의수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뭔가를 만들때는 제작기를 올리지만, 이건 공식 웹사이트에 설명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그냥 중간과정 사진 조금만 올리겠습니다.

<부품 출력(By 자작 Prusa i2)>

<손가락별로 부품 정리>

<한땀 한땀(...) 조립>

<낚싯줄 연결>

<손목 결합>

<팔뚝 출력(By Ultimaker 2)>

<완성!>

<손등 모습>

<앞쪽 모습>

이 정도입니다.

아직 야구공 잡기, 따봉, 중지 욕설(...), 쥐암쥐암 정도밖에 할 수 없지만, 조만간 기능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일단 손이 생기니 가지고 놀 만한 것은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주세요!

2014년 2월 19일 수요일

[Reprap 3DR 제작기 - 4] Mechanical Part 제작

자이지스트 주인장님께 부탁드린 3DR Printed Parts의 인쇄가 완료되어, 프린터를 마저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력 파트를 찾기 위해 제기동역 근처에 위치한 자이지스트 아지트에 방문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자이지스트 아지트로!>

지난 추석연휴에 방문했을때는 정말 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하나 뿐이었는데, 이제 제법 구색을 갖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쪽에 장식되어있는 출력물들>

<NP-Mendel과 Pine Tree>

Pine Tree의 히트베드가 고장나는 바람에, NP-Mendel이 혹사당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도착했을 때, 마침맞게도 오픈크리에이터즈의 최종언 대표님(카페 닉네임 스텔스)이 계셔서 짧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방문한 김에 3D systems의 Sense 3D 스캐너로 제 상반신을 스캔해 보았습니다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은 많은 발전이 필요해 보입니다.




아지트 방문기는 이 정도로 하고, 슬슬 제작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3DR Printed Parts>

출력물 하나하나의 덩어리가 커서 그렇지, 부품 자체의 개수는 적은 편입니다.

색깔이 참 예쁘군요. 역시 현직 디자이너의 감각은 다릅니다.(그러고 보니 색깔이 은근 자이지스트 홍보용 프린터 같기도....)

저렴한 가격에 부품을 출력해주신 자이지스트 주인장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제작 방법은, 3DR의 개발자인 RichRap의 블로그를 참고했습니다.



<스풀에 낚싯줄 연결>

가장 먼저, Spool에 낚싯줄을 감아줍니다.
감은 상태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실을 잡고 있어야 해서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낚싯줄을 감은 모습(방향에 주의) (출처)>




<모터 축 고정용 볼트 삽입>

실을 감기 전에, 모터의 축과 Spool을 고정시켜줄 볼트를 삽입합니다.
저는 진동에 의한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록타이트 나사잠금제를 조금씩 발라주었습니다.



<모터 고정 전에 볼트 삽입>

바닥판을 연결하는 볼트 중, 모터를 고정시킨 후에는 삽입할 수 없는 위치의 볼트가 있습니다. 이 볼트는 미리 삽입해 줍니다.



<모터 고정>

다음으로는 모터를 고정시킵니다.
이 때, 실을 팽팽하게 당겨 풀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실을 테이프로 고정>

모터를 고정한 후에는 실이 풀리지 않도록 당겨 테이프로 고정시켜 줍니다.



<아랫판 결합>

이렇게 만들어진 아랫판을 결합합니다.




다음은 윗판 조립입니다.


<Hall effect sensor Endstop 장착>

가장 먼저, 윗판 부품에 Hall effect sensor Endstop을 장착해 줍니다.
이 부품은 carriage가 가까이 오는것을 감지해서 영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 스위치를 많이 사용하는데, 3DR은 자석을 감지하는 홀센서를 사용합니다.
이 방식은 반복 사용에도 정밀도가 유지되고, 가변저항을 돌리는 것으로 쉽게 영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윗판 결합>

그러고 나서 윗판을 결합해 줍니다.




그 다음에는 프로파일과 연마봉을 이용해서 윗판과 아랫판을 결합시켜야 하는데, 프로파일을 잘못 구입해서 밑판을 부러트렸습니다.

<대참사...>

알고보니, 프로파일은 반드시 미스미의 프로파일을 사용해야 합니다.



<좌: 미스미 프로파일, 우: 일반 프로파일>

<프로파일이 결합된 모습>

일반 프로파일은 프로파일 결합에 M5 너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네 귀퉁이가 사각형으로 부풀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는 3DR의 설계에 맞지 않습니다.

미스미 프로파일은 가격이 저렴한 편이니, 미스미에서 주문하세요.

미스미 프로파일은 일반 M5 너트로는 결합시킬 수 없으니, 전용 너트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미스미 프로파일 전용 너트>




시행착오를 거쳐, 결국 이 부분의 조립을 진행했습니다.

<프로파일 조립>




<연마봉 조립>

다음으로는, 여섯개의 구멍에 연마봉을 끼워줍니다.
이때 너무 힘을 주면 아래쪽이 뚫릴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LM6UU 삽입>

이렇게 연결한 연마봉에 LM6UU를 한개씩 끼워줍니다.
LM6UU를 끼우기 전에 LM6UU 안쪽 볼에 윤활류를 충분히 적셔주면 수명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프로파일 너트 삽입>

그리고, 프로파일 한개당 프로파일 너트를 3개씩 넣어줍니다.
윗판을 결합한 후에는 프로파일 너트를 넣을 수 없으니 지금 미리 넣어주어야 합니다.



<윗판 결합>

다음으로는, 윗판을 결합해 줍니다.
위로 올라온 프로파일의 높이가 20mm 이하가 되도록 해줍니다.

윗판을 끼울때는 세 방향을 조금씩 돌려가면서 넣어줍니다. 한번에 너무 많이 끼우면 부품이 부러질 수 있고, 잘 안들어갑니다.


<연마봉 고정>

윗판 안쪽의 슬롯에 너트를 넣고, 볼트로 조여 연마봉을 고정시킵니다.



다음은 carriage입니다.

carriage 부품에 자석을 넣어야 하는데, Endstop에서 감지하는 자석의 방향은 정해져 있으므로 이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석 극성 확인>

동봉된 자석을 전원이 인가된 Endstop에 가까이 가져갔을 때 LED에 불이 들어와야 합니다. 이 방향이 위로 가도록 carriage에 삽입해 줍니다.




<자석 삽입>

원래 개발자는 구멍에 자석을 넣는것이 매우 빡빡하다고 했는데, 저는 오히려 헐렁거렸습니다.
휴지+순간접착제 신공으로 고정시켰습니다.



<로드와 carriage 연결>

접시머리 나사와 콘와셔를 이용하여 로드와 carriage를 연결해 줍니다.



<완성된 carriage>

이렇게 carriage가 완성되었습니다.



<LM6UU에 Carriage 연결>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LM6UU와 carriage를 결합시킵니다.



다음은 텐셔너입니다.



<텐셔너 제작>

텐셔너는 
M5*20mm 볼트 - 625베어링 2개 - M5 너트 - 와셔 - 프로파일 너트
의 순서로 만들어집니다.
M4 볼트와 624 베어링을 사용해도 됩니다.



<텐셔너 설치>

만든 텐셔너를 프로파일에 설치합니다.
최대한 아랫쪽으로 내려서 설치해야 나중에 장력을 높이는데 수월합니다.




<모터 선 배선>

프로파일에 미리 낸 홈을 통해 모터 선을 프로파일 속으로 배선합니다.
꼭 이렇게 해야 하는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굉장히 깔끔해집니다.



<낚싯줄 연결>

다음은 낚싯줄을 연결하는 과정입니다만, 이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므로 개발자의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노즐과 익스트루더, 그리고 전자 부품의 연결은 다음편에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 2월 15일 토요일

[기술창업올림피아드] 제1회 청소년 기술창업 올림피아드 결선 후기

YTN 사이언스의 영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1부 영상



2부 영상


   지난번 글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YTN 사이언스 방송이 끝난 후, '유튜브에 올라온 다음 블로그에 글 써야지'하고 기다리다가 글 쓰기를 차일피일 미루던 중, 이제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결선, 즉 프로그램 녹화는 12월 23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 전날인 22일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 본부에서 전체 오프닝, 팀별 오프닝, 엔딩 리허설을하고, 각 팀별로 만들어온 시제품의 사진 촬영과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이들 사진과 동영상은 현장에서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무대 뒤편의 화면에서 재생되었고, 나중에 방송분을 보니 중간중간 제품 설명을 위해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리허설 모습>

   사진이 흔들린 점 죄송합니다. 다른 팀원들의 초상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해 주세요.
   저는 결선 3일 전에 기말고사가 끝난지라, 발표 연습을 할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허설 도중에도 계속해서 대본을 외우고 좀 더 자연스럽게 수정하고.... 하여간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학교가 학기제로 운영되다 보니 기말고사 기간에는 각종 수행평가와 연구회, 써클 활동 보고서, 연구 보고서, 그리고 시험공부를 동시에 해야 해서 굉장히 바쁜데, 저는 대회 준비까지 동시에 하는 바람에 정말 눈코 뜰새 없었습니다.(그래도 성적이 올라서 다행입니다.)

   이래저래 노력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리허설 현상은 조금 부산스럽다 보니 팀원간에 제대로 연습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리허설 종료 후에도 1층의 카페에서 잠시 모여 마저 준비를 끝마쳤습니다.

   이런 폭풍같은 준비 끝에, 결국 결선날이 찾아왔습니다.



<결선 촬영장>

   리허설 때 결선 무대가 소극장 정도의 크기라고 안내받았는데, 생각보다 크고, 무엇보다 무대가 굉장히 화려해서 놀랐습니다.
   조명이나 객석도 완벽하게 되어있는 이런곳을 처음 보다보니 슬슬 긴장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에 나가기 직전에는 물을 아무리 마셔도 목이 계속 마를 정도로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발표하는 도중에는 발표에 집중하다보니 긴장이 풀려 나쁘지 않게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시제품 전시 모습>

   이 사진처럼, 시제품 전시를 했습니다. 원래 저희는 깔창만 전시하려다가 나중에 3D 프린터 전시를 추가하는 바람에 관계자분들께서 상당히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3D 프린터를 전시한 것이 효과가 굉장히 커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당시에 수고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보냅니다.



<발표 모습>

  후와....
  정말 저 때를 생각하기만 해도 살이 떨리네요. 조명도 밝고, 앞에는 청중평가단 100명이 무표정으로 앉아있고....
   그래도 심사위원석이 어두워서 심사위원들을 볼 수 없었던게 긴장을 더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위의 영상을 봐주세요! 제 발표는 2부에 나옵니다.





<금상 수상!>

그래도 살떨리는 발표가 끝나고, 결과도 좋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고생을 정말 많이 해서, 금상을 수상하는 순간 금상에 대한 기쁨보다는 드디어 끝났다는 기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정많 많았습니다. 기술 부분도 그렇고, 정말 창업이라는게 정말 큰 일이고, 생각보다 신경쓸 것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실제 사업도 아니고 단지 대회에서 모의 창업을 한 것 뿐인데도 말입니다.
   워낙 치열해서 말 걸기도 힘들었지만,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잇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도움 주신 김성수 용도변경 대표님께 정말 감사합니다. 대표님이 아니었으면 시제품 퀄리티가 지금보다 한~참 낮았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열심히 참여하신 다른 참가자분들, 그리고 정말 멋진 대회를 준비해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4년 2월 13일 목요일

신선한 설정, 치밀한 전개, 깔끔한 결말의 삼위일체, 소스코드

이번에는 영화글입니다.

매번 극단적으로 딱딱한 글만 쓰다가, 갑자기 이런 글을 쓰니까 상당히 어색하긴 합니다.

사실, 블로그 내용이 외계인들이나 볼 법한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서 평소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영화에 대한 글을 써 보려고 합니다.

나중에는 게임이나 책, IT 등에 대한 이야기도 써 보고 싶습니다만, 일단 영화로 시작하겠습니다.


-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소스코드 포스터>

첫 글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소스코드입니다.

   2011년에 개봉한,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영화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본게 정확히 2011년 5월 5일이었는데(그날은 하루를 정말 다이나믹하게 보내서 똑똑히 기억합니다.) 벌써 3년 가까이 지났네요.
영화를 볼 때, 제가 찾아서 봤다기보단 추천을 받아서 봤기 때문에 딱히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한동안 소스코드 생각뿐이었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습니다.

   간단하게 줄거리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헬리콥터 조종사인 콜터 스티븐스 대위는 어느 날 갑자기 달리는 열차에서 깨에납니다. 전혀 생소한 환경에서 전혀 모르는 여자가 말을 걸어오고, 자신은 숀 펜트리스라는 사람이 되어있는 상황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던 중 열차가 폭발에 휩싸입니다.

   스티븐스 대위는 죽음과 동시에 검은색 캡슐에서 깨어나고, 스크린을 통해 자신을 굿윈이라고 소개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굿윈은스티븐스 대위를 막무가내로 열차로 되돌려 버립니다.

   이 과정이 몇 번 반복된 후, 스티븐스 대위는 이 열차 폭탄 테러가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 일이 테러 피해자의 뇌 속에 남은 기억을 통해 새로운 평행우주를 창조해 그 속에 스티븐스 대위를 집어넣고 테러범을 추적하는 '소스코드'라는 임무임을 알게 됩니다.

   스티븐스 대위는 결국 테러범을 찾아내지만 대위 본인은 이미 식물인간이 되어 뇌에 전극이 꽂힌 채로 누워있는 신세였고, 소스코드 프로그램은 그의 머릿속에 심어진 환상이었습니다. 그는 굿윈에게 자신을 소스코드 속으로 보낸 후, 단기기억이 끝나는 8분 후 자신의 생명유지장치를 꺼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는 이 8분동안 폭탄을 정지시킨 후 테러범을 찾아 검거시키고, 8분이 지난 후에는 소스코드가 새로운 평행우주로 갈라져 새 삶을 살게 됩니다.

<주인공이 갇힌 캡슐의 모양. 결국 이것도 환각이죠.>






   제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글의 제목과 같이, 신선한 설정, 치밀한 전개, 깔끔한 결말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관객의 심장을 쫄깃하게 조이는 연출도 한 몫을 했지만, 위의 세 가지가 가장 주요했다고 봅니다.

   먼저, 신선한 설정입니다. 죽은 사람의 기억을 통해 세로운 세계를 창조하고 그 안으로 사람을 넣는다는게 정말 신선했습니다. 오히려 양자역학 주저리주저리 하는 말을 집어넣지 않았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긴 합니다만, 큰 상관 없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SF 코미디 소설을 보면, '모든 관점 볼텍스'라는 장치가 나옵니다. 이는 이 우주의 모든 물건은 상호작용한다는 데에서 착안하여, 거꾸로 케이크 한 조각에서 전 우주의 모든 물질과 상호작용한 정보를 추적하여 우주를 재구성하고, 이 정보를 시술자의 뇌 속에 집어넣으면 시술자는 자신이 이 우주에서 얼마나 조그만 존재인지 알게 되어 엄청난 고통과 함께 죽게 되는 장치입니다. 이 영화의 '소스코드'는 마치 '모든 관점 볼텍스'와 비슷합니다. 정보를 가져오는 주체는 다르지만, 하나의 우주를 창조해낸다는 것이 비스한 점입니다. 그리고 이 설정을 확대해 결국 영구적으로 분리된 평행우주를 창조해버리는 것이 영화의 신선도를 크게 높여줍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 포스터. 아스트랄 그 자체입니다.>


   둘째로 치밀한 전개입니다.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설정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모든게 혼란스럽고 아무것도 알 수 없죠. 주인공 또한 마찬가지라 관객이 주인공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죠. 하지만 관객이 반복되는 전개에 적응해가는 속도와 같은 속도로 '소스코드'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콰광!
   마치 하나의 잘 만든 노래같습니다. 관객의 이해도와 주인공의 이해도, 전개가 너무나 유기적으로 잘 엮여 기승전결을 이뤄냅니다. 그 과정에서의 완급 조절이 너무나도 절묘합니다.
   복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다 주옥같은 복선이라니, 정말 작가에게 뽀뽀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깔끔한 결말. 저는 결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결말이 깔끔하지 못하면 그건 절대 좋은 영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개도 전개지만 아이언맨 3의 결말은 참.... !%#꽥*$$@?)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오픈엔딩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소스코드의 엔딩은 정말, 제가 손꼽는 최고의 엔딩입니다.(다른 하나는 세 얼간이) 영화의 주된 이벤트는 깔끔하게 끝나지만, 주인공에게는 무한한 미래가 열려있죠. 해피엔딩으로 닫힌 결말을 만들면 진부하고, 배드엔딩으로 닫힌 결말을 만들면 우울하고, 해피엔딩으로 열린 결말을 만들면 화장실 갔다가 밑 안닦고 나온것 마냥 찝찝하고, 배드엔딩으로 열린 결말을 만들면 그저 암울할 뿐이지만, 소스코드의 엔딩은 정말 깔끔하면서도 유쾌하고 희망적입니다.

  저는 2011년에 이 영화를 한 번 본 후, 몇달 전에 다시 한 번 봤는데요, 처음 볼 때는 주 스토리라인에 너무나 집중하는 바람에 잘 느끼지 못한 아버지와의 관게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보게 되면서 영화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이처럼 볼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영화, 정말 매력적입니다.

  한 가지, 아직까지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금속 엉덩이(...)같은 구조물이, 소스코드에 진입하고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보여졌다는 점입니다. 소스코드에 오고가는 과정에서 나온 장면들은 대부분 대위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왜곡되어 보여졌는데요, 그러면 이 영화의 결말까지도 이미 예측되었다는 말일까요? 이런 소소한 고민거리를 던져주기에 영화에 대한 기억이 더 오래도록 남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금속 엉덩이 모양 구조물>


영화에 대한 글을 이 한 마디로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Everything is going to be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