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의학> 얼굴盲은 유전질환이다 |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 박사도 앓고 있던 질환.
'다음에 만날 때 제가 당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이해해 주십시오' 라고 말한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죠..
나야 저 정도로 심하지는 않지만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특히 아는 얼굴이라도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해 많이 불편해요...
실생활에서야 이리저리 둘러대며 어떻게든 넘길 수 있지만 하여간 사람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데
그걸 누군가에게 토로하면 대부분 반응이 '네가 조금만 더 신경쓰면 돼' 하는 식이죠.
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몇번이나 그런걸 설명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심지어 우리 누나까지
그런 예기를 하는걸 보고 그때는 가슴에 쬐끔 상처가... -_-;;;;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름은 누구고 언제 만났으며...'
이런 사항을 속으로 열심히 중얼거려도 돌아서면 잊혀지는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하여간 이렇게 살아오면서 있었던 일중의 베스트로 뽑을 만한 사건.
대학교 때, 주말에 집에 가려고 버스 터미널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는 얼굴이 반갑게 인사하며 다가오는걸 보았지요.(여자였습니다)
그 여성이 인사하며 다가오는 1초동안
제 머리는 미친듯 맹렬하게 회전하여 기억을 끄집어냈죠.
그리고 정리된 상황.
1. 아는 사람이다. -_-
2. 저번주에 만났다.
3. 동아리 관계 일로 만났다.
4. 바로 옆자리에 앉았었다.
5. 꽤 즐거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심각한 문제.
이름이야 잊어버린건 당연한 거고.
어떤 동아리 일로 만난 것인지도 기억이 안나며..
'안녕' 이라고 그쪽에서 인사를 걸어왔으니 후배는 아닌데...
선배인지 동기인지 기억이 안난다.
고로, 존댓말을 써야할지 반말을 써야할지 무지무지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존댓말을 쓰건 반말을 쓰건 상황이 틀리면 상대방이 이상하게 생각할 테고
거기다 자기를 잊었다는 걸 알면 두배로 상처받을 테죠..
하여간 이 난감한 상황을
'집에 가는거야?'
'어.. 주말에 딱히 할일도 없어서...' 이런 식으로 말꼬리를 끌면서
존댓말도 아니고 반말도 아닌 식으로 두리뭉실 넘어가면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거기다 그쪽은 제가 반가웠는지 약 5분동안 계속 대화가 이어져서....
머리속은 그야말로 존댓말과 반말의 적당한 중간적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
또 한편으론 이 사람이 누구였는지 기억하기 위해 미친듯이 회전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하는데 실패하고,
'난 왜이렇게 멍청한가?' 를 부르짖으며 집에 돌아오는 내내 자학을 했죠...
그리고 지금도 그녀가 누군지 모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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